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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해외 국제일반학술지 아사지가야도의 괴기의 구조와 주제

  • 학술지 구분 국제일반학술지
  • 게재년월 2004-03
  • 저자명 박희영단독
  • 학술지명 문학연구논집
  • 발행처명 쓰쿠바대학비교이론문학회
  • 발행국가 해외
  • 논문언어 한국어
  • 전체저자수 1

논문 초록 (Abstract)

우게쓰모노가타리(雨月物語)』는 중국의 백화(白話)소설과 일본의 고전에서 소재를 취해 그 속에서 인간의 선천적인 본성을 주제로 인간의 내면을 이야기하는 괴이(怪異)소설이며, 괴기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문학적 예술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또한 선과 악에 치우치지 않은 인간 본연의 본성을 추구하는 작가의 본성(性)인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괴이(怪異)는 『우게쓰모노가타리(雨月物語)』의 주제가 되고 본성은 이야기 전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등장인물들 고유의 본성은 『우게쓰모노가타리(雨月物語)』전반에 깔려져 있는 전제로, 이러한 등장인물의 고유의 본성에 외적 요인이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괴이(怪異)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우게쓰모노가타리(雨月物語)』의 두 여인 미야기(宮木)와 이소라(磯良)가 전반부에는 완벽하고 정숙한 부인에서 후반부의 가련한 열녀와 잔혹한 원령으로 상반되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에 주목하여 이러한 반전을 가져온 핵심요소인 본성과 괴이(怪異)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현명하고 아름다운 미야기(宮木)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도읍으로 떠난 남편을 한없이 기다린다. 그 해 가을에 돌아오겠다던 남편은 소식도 없고,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온갖 위협과 유혹을 뿌리치며 오로지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이와 같이 전란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남편에 대한 순정과 절개를 지켜나가는 모습은 그의 한결같은 본성을 대변한다. 한편, 이소라(磯良)는 남편과 시부모에게 지극정성을 다하고 남편의 첩에게까지 도리를 다하는 지순한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일본 고대신의 혈통과 이소라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숨겨진 본성이 파국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미야기(宮木) 남편 가츠시로(勝四郞)는 고향에 돌아와 함께 밤을 보낸 부인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우루마 노인을 만나 미야기(宮木)의 넋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듣게 된 데고나(手兒女) 이야기는 미야기(宮木)의 굳은 절개를 더욱 강조하고 가련하고 정숙한 부인으로 길이 남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이소라(磯良)는 자신을 속이고 달아난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본래의 지순한 모습은 사라지고 잔혹한 원령으로 변하여 오로지 남편에 대한 복수만 남아 남편을 쫒아 잔인하게 죽이고 만다. 이처럼 내용만을 두고 본다면 미야기(宮木)는 처음부터 끝까지 절개를 지키는 정숙한 여성이고, 이소라(磯良)는 남편과 시부모에게 성심을 다하는 이상적인 여성이었으나 복수심에 원령이 되고 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미야기(宮木)의 경우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남편에 대한 일편단심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돌아온다고 한 남편이 약속을 지키기만을 바라고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그 약속에 기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소라(磯良)는 두 번이나 자신을 배신한 남편에 대한 원망이 강한 원념으로 나타났는데 이소라(磯良)가 처음부터 이토록 무서운 여성은 아니었다. 그저 봉건사회가 요구하는 정숙한 여인 중의 한명일 뿐이었다. 남편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 그녀에게 돌아온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여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고 원령이 되어서 잔인하고 참혹한 복수를 하게 된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 신뢰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것만큼 슬프고 분한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전혀 다른 괴이(怪異)의 모습을 보인 두 여성의 차이는 남편에 대한 믿음을 변치 않고 죽어서까지 한결같은 본성으로 남편을 기다린 미야기(宮木)이고, 이에 반해 이소라(磯良)는 남편의 배신에 의해 복수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본성을 표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자면, 본성의 본질은 애착이나 집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나 상황에 의해서 전혀 다른 괴이(怪異)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게쓰모노가타리(雨月物語)』에서 작가는 인간의 본성을 표출시키기 위해서 극한 상황을 만들었고 괴이(怪異)는 작가가 묘사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그가 그리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수단이거나 제재이며 주제는 어디까지나 인간묘사 그 자체이다. 즉, 괴이(怪異)의 세계를 제재로 이용하고, 거기에 인간의 진실한 자세를 제재 가운데 포착하여 인간고유의 본성을 그려간 것이다.